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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평] 엉터리 인생~ 오히려 좋아~ : 프리워커스 - 모빌스 그룹
    서평 2021. 6. 20. 20:11

     

     

    프리워커스는 모베러웍스의 창업기를 담은 책으로, 일에 대한 8가지 질문과 답을 함께 풀어냈다. 사실 이렇게 읽기 좋은 말을 하고, 사람 마음을 두근두근 부풀리게 하는, 이런 에세이는 내 취향이 아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대답해보고 싶은 질문을 던지고, 평범한 듯 특별한 이야기들이 나를 책 속으로 이끌었다.

     

    1. 인생이란 게 원래 엉터리인 법이니깐

     

    궁금하다.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보였던 오만 가지 실패들 중에 무엇이 언제 어떻게 바뀌어서 튀어나올지. 뭐가 됐든 전혀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어이없는 모양새일 것이다. 아무렴 상관없다. 인생이란 게 원래 엉터리인 법이니까. (P43)

     

    모베러웍스의 창업자 소호와 모춘은 동화책을 만들어서 파는데 실패했지만, 훗날 동화책의 메시지는 모배러웍스가 이야기하는 메시지가 되었다. 대오는 야심 차게 시작한 유튜브 채널 운영에 실패했지만, 그 경험은 현재 모티비에서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데 녹아들고 있다.

     

    나는 과거의 일들이 미래에 어떤 식으로든 이어지는 이야기들을 정말 좋아한다. 스티브 잡스도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 연설문에서 'You have to trust that the dots will somehow connect in your future'라고 말한다. 그래서 나는 점을 많이 찍고 싶다. 실패든 성공이든.

     

    작년 가을에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힘들 때가 있었는데, 그 때 계속해서 이직을 준비하고 공부하기보다는, 그냥 내 의지에 따라 새로운 일을 해보았다. 독서 모임 친구들과 함께 우리가 지금까지 읽고 함께 이야기 나눴던 책 중에 인상 깊었던 책을 모아, 하나의 주제로 요약 책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때 당시 전자책을 너무 쓰고 싶었고, 전자책으로 돈을 벌고 싶었다. 물론 전자책을 만들어서 원하는 만큼 돈을 벌지는 못했다. (회식비 정도를 벌었다) 그러니까 처음 목표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그 책을 더 깊이 읽고 해당 내용을 우리만의 언어로 풀어내고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의미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책의 내용을 체화하고 또 실천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그 행동들이 나의 마음가짐과 행동을 바꿨고, 몇 달 후 이직에도 성공했다. 사실 그 두 사건은 전혀 상관없어 보이지만, 이직을 준비하면서 수없이 떠올렸던 문장들이 그 책 속의 문장이었다.

     

     

     

    2. 왜 일하는가? 돈, 자유, 의미 중에

     

    테일러 피어슨은 그의 책 <직업의 종말>에서 인간의 핵심 동기를 "돈(money), 자유(freedom), 의미(meaning)" 세 가지로 요약한다. .... 그런 점에서 자유와 의미는 일을 영리하게 하기 위한 도구이기도 하다. 마지못해 하는 일이 아닌 스스로 추구하는 활동으로서 일을 할 때, 현재는 허비되지 않고 하루는 생산적으로 채워진다. 조금은 역설적인 결론이지만 일에서 자유와 의미를 추구할수록 더 큰 성취와 부를 이룬다. 자유와 의미가 지렛대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같은 시간을 써도 지렛대가 있으면 곱절의 무게를 들 수 있는 원리다. 테일러 피어슨은 말한다.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당신의 경력에서 자유와 의미라는 지렛대를 만들라고. (P45)

     

    나는 돈 때문에 일한다. 돈 90%, 의미 10% ? 자유는 별로 없어 보인다. 회사란 곳이 그렇다. 나는 회사와 직업을 선택했고 그리고 나면 내가 일을 선택하기는 어렵다. 물론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할 수 있고 실제로 해본 적도 있다.

     

    내가 일하는 이유 중에 자유와 의미가 적은 이유는, 내가 회사에 다니기 때문은 아니다. 나는 어떤 자유와 의미를 만들 것 인지 지금 모르고 있다. 일에 있어서 자유와 의미가 어떤 개념인지 와닿지도 않는다. 테일러 피어슨의 <직업의 종말>을 읽어봐야 할 것 같다.

     

     

    3. 어떤 기억을 남길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 기록으로

     

    모티비와 함께한 지난 시간 동안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다. 우리 기억이 영상을 중심으로 재편된다는 점이다. 분명 훨씬 많은 일들이 벌어졌는데, 머릿속에는 편집된 이야기만 남아 있다. .. 이것은 '어떤 기억을 남길지 우리가 선택할 수 있게 됐다'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 앞에 벌어지는 무수한 일들을 우리식대로 편집해서 새로운 이야기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P188)

     

    책에서는 유튜브 영상 편집대로, 기억이 재편된다고 말한다. 유튜버가 아니라도 누구나 이런 경험을 가져고 있을 것이다. 나는 10년 간 일기를 썼는데, 내 기억은 내 일기장을 기준으로 재편되어 있다. 영상이든 글이든, 기록을 통해 내 기억이 재편되는 것이다. 기록을 통해 내 기억을 선택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는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게 되니깐.

     

    이 책에서 기록에 대해서 종종 언급한다. 낙서하듯이 가볍게 기록하기, 기록은 우리 그 자체, 현재의 기록이 미래의 흑역사라고 하더라도 현재의 우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방법, 모자란 이야기만이 가질 수 있는 힘. 아주 날 것의 기록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를 한다.

     

    나는 사실 기록에 조금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첫째는 기록이 현재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한다고 생각했고, 둘째로는 너무 많은 것을 기억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남기고 싶은 기억을 기록한다는 관점으로, 조금씩 기록을 시작해보면 좋을 것 같다.

     

     

    4. 어떤 태도로 일할 것인가? 리듬감 있는 슬픔을 가지고..

     

    모춘이 우리 브랜드가 가수 쿨의 <애상> 같은 느낌이길 바란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 노래의 가사는 남자가 여자를 짝사랑하는데 결국 이루어지지 않는 슬픈 내용이다. 하지만 그 껍데기는 발랄한 댄스 음악이다. 일 역시 우리에게 때때로 슬픔을 주지만 우리는 그것이 쿨의 노래처럼, 리듬감 있는 슬픔이길 바랐다. (P87)

     

    이런 태도는 처음 들어봐서 웃으면서 읽은 기억이 난다. 막 신입사원이 되었을 때 "내 일의 가치는 내가 결정한다"라는 말을 매우 인상 깊게 들었다. 이직을 하면서도 다짐했던 기억이 있다. 더 적극적으로 해야지, 질문을 많이 해야지, 잘 기록해둬야지, 예의 바르고 친절하게 사람들을 대해야지, 인간적으로 먼저 다가가야지 등등.

     

    그런데 슬프더라도 리듬감 있게 슬프자니, 정말 긍정 끝판왕 같다. 나도 유쾌한 태도로 일하고 싶다. 유쾌한 태도로 살고 싶다. 예전에는 '웃으면 복이 와요' 라든가,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것이다'라는 말들을 혐오했는데, 이제는 이런 말들이 주는 힘을 믿는다.

     

     

    5. 일에 대해서 어디까지 상상할수 있는가?

     

    거창한 상상만이 이상은 아니다. 이상의 사전적인 뜻은 '생각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가장 완전하다고 여겨지는 상태'다. 각자 생각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상상하면 된다. 모두가 일론 머스크처럼 우주여행을 꿈꿀 필요는 없다. 자기 그릇의 크기를 알고, 그릇을 채울 수 있는 상상력이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우리도 그저 우리 그릇 안에서 마음이 흘러가는 대로 상상력을 펼치며 일한다. (P173)

     

    이 문장을 읽고, 나 스스로 내 이상을 제한해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상, 꿈, 상상 이런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은 지 오래되었는데, 그 이유는 이러한 이상과 내가 가진 그릇과의 괴리에서 오는 괴로움이 싫었기 때문이다. 그릇을 더 넓힐 생각은 못해본 채. 그러다 보니, 이제 상상하는 방법도 까먹은 것 같다. 일에 대해서 내가 이상을 갖게 되면, 돈이 아닌 다른 핵심 동기인 의미나 자유도 찾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6. 나의 진짜 욕망을 찾는 방법, 요즘 질투나는 사람이 누구야?

     

    그렇다면 욕망을 무슨 수로 측정할 수 있을까? 우리가 썼던 방법은 '질투'로부터 시작해보는 것이다. 질투 역시 부정적인 감정으로 취급되지만 내 마음 속 욕망을 파악하는 데 꽤 쓸모가 있다. 평소에 혹은 최근에 내가 질투 나는 대상은 누구였는가? 떠올리기만 해도 배가 살살 아파오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보자. 그 이유가 욕망의 실마리가 되어줄 것이다. 꼭 한 사람일 필요도 없다. 이 사람의 이런 부분, 저 사람의 저런 부분이 질투 날 수도 있다. 그렇게 발견한 질투의 조각들을 모으면 자신의 욕망이 측정된다. (P62)

     

    나는 질투나는 사람이 많다. 근데 아냐~ 이거 질투아냐~ 라고 컨트롤했지만, 이제 당당히 인정하기로 했다. 나는 눈이 반짝이는 사람들에게 질투가 난다. 자기 삶에 의지를 가지고 자기가 하는 일에 자신감을 가지고 재미나게 해 나가는 사람들에게 질투가 난다. 그런 사람들은 어디든지 있다. 회사에도 있고,, 친구들 중에도 있고,, 유튜브에도 많다.

     

    이런 사람이 질투가 나는 이유는, 나는 삶의 의지를 가끔 잃기도 하고, 내가 하는 일에 자신이 없을 때도 있고, 또 재밌게 신나게 할 자신은 더더욱 없기 때문이다. 내 욕망은 내가 조금 더 즐거운 태도로 "몰입"하는 것이다.

     

     

    7. 오히려 좋아

     

    오히려 좋아 라는 밈이 있다. 전화위복을 뜻하는 말인데, 나는 요즘 이 밈을 매우 좋아한다. 이 책을 읽고 오히려 좋아 라는 밈이 자주 떠올랐다. 예고없이 튀어나온 실패가 결국 성공에 도움이 된 일처럼 실제로 오히려 좋아졌거나, 리듬감 있게 슬픈 태도 등 오히려 좋아 라고 생각하는 일로 연결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도 엉터리 인생에서 실패해도 '오히려 좋아'라는 태도로 의연하게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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