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 나는 매처니깐 매처 완전 분석 : Give and Take (기브앤테이크) - 애덤 그랜트서평 2020. 12. 2. 18:10
"그저 계산 계산 계산 밖에 할 줄 모릅니다."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심리테스트 중에 뒷담화 테스트 결과이다. 남들이 뒤에서 나를 계산적이고 간사한 사람이라고 욕한다는 것이다. 비록 재미로 해보는 것이지만, 이 결과를 받고 너무 속상하고 충격적이었다. 왜냐하면 실제로 그때 계산을 하면서, 마음 상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준 만큼, 돌려받지 못해서, '나는 소중한 사람이 아닐까?' 속상해하고 있었다.
어쩌면 매처에게 계산은 일상이 아닐까 생각된다.
<Give and Take>에서는 호혜 원칙을 기준으로, 세상 사람들을 세 종류로 나눈다. 기버, 테이커, 그리고 매처이다. 기버는 더 많이 주는 사람, 테이커는 더 많이 받으려는 사람, 그리고 매처는 주는 만큼 받고, 받은 만큼 주는 사람이다. 나는 정확하게 매처이다. 독서 모임에서도 친구들은 만장일치로 나를 매처로 꼽았다.
친구들이 써준 멘트처럼, 나는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싫어하고,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그리고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보답하고 싶어하고, 내 것을 빼앗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복수해준다. (사실 애초에 뺏기려고 틈을 내주지 않는다.)
책에서는 매처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처럼 행동하는 것이 가치가 있는지 의문을 던진다."보답을 기대하며 베푸는 매처는 자신을 도와줄 만한 사람만 도와준다. 그러나 베푼 만큼 정확히 돌려받는 것은 이익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매처로 행동하는 것에 어떤 가치가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P85)
N 년 차 매처로써 대답하자면, 충분히 가치가 있다. 왜냐하면 베푼 만큼 정확히 돌려받는 다고 하더라도, 상대가 나에게 베푸는 종류와 내가 상대에게 베푸는 종류는 다르기 때문이다. 가령, 상대가 나에게 우유를 주면 나는 빵을 줄 수 있는 것이지, 똑같은 양의 우유를 주고 받지는 않는다. 타인이 나에게 베푸는 것과 동일한 것을 내가 스스로 만들어낼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처의 가장 큰 약점은, '좁은 인간관계'라는 것을 인정한다. 매처의 지향점은 주는 만큼 받고, 받은 만큼 주는 것인데, 사실 애초에 받지 않으면 줄 필요가 없고, 주지 않으면 받을 필요가 없다. 관계란 주고받으면서 생겨나는 것인데, 주고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니, 인간관계가 새로 생겨나거나 유지되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주기만 하거나 받기만 하면 되지 않을까? 받는 것에 대해서, 매처는 도움을 빚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도움 받는 것 또한 꺼려한다. 주는 것에 대해서는, 관계가 모두를 이롭게 한다고 보는 기버와 달리, 매처는 관계에 이유 없이 시간이든, 돈이든, 에너지든 무언가를 쓴다는 것 자체를 마이너스로 계산한다.
나 역시 매처이므로 기브앤테이크 행위를 좋아하지는 않지만(더 정확히 말하면 불편해하지만), 인간관계에는 욕심이 있는 편이다. 그래서 나는 오히려 매처의 특징을 이용해서 인간관계를 공략해왔다. 타인에게 도움을 주더라도, 나에게 마이너스가 되지 않도록 하는 전략이다. 어떻게 보면, 이기적 이타주의자 전략과도 비슷해 보인다. 이기적 이타주의자 전략은, '타인을 도우면서 어떻게 하면 나의 이익도 향상시킬까?'에 집중한다면, 나의 매처 전략은 '자연스러운(불편하지 않은) 호혜 행위를 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내 이익을 희생시키지 않을까?'이다. 이 과정에서 타인이 이익을 얻든 말든, 그것은 고려사항이 아니다.
먼저, 책에서는 매처가 의미 있는 인간관계보다 업무적인 거래 관계를 더 좋아한다고 말한다. 이 말은 친밀감 때문에 유지하는 관계보다는, 특정 목적을 가지고 유지하는 관계를 더 편하게 생각하는 의미이다. 그렇다고 해서 매처가 업무적인 거래 관계만 유지하면서 살아갈 수 는 없다. 그래서 나는 '업무적인 거래 관계'를 넓히고, 그 속에서 일부를 '의미 있는 인간관계'로 발전시키려고 노력했다. 가령, 학생회, 팀 프로젝트, 스터디 등 애초에 '목적'이 분명한 관계를 아주 적극적으로 만들고,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친밀감을 쌓으려고 노력했다.
이 관계 속에서는 반드시 호혜 행위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데, 이 속에서는 내가 기버로 행동하고 테이커에게 호구 잡힐지라도, 잃는 것이 거의 없다. 오히려 내가 더 많이 베풀수록, 나의 목적 성취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대부분 현재까지 의미 있는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친구들은 이러한 그룹에서 알게 된 친구들이다.
이 책을 읽고 기버의 장점들을 다 알겠지만, 솔직히 기버가 되고 싶다고 해서 기버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타고난 성향이나 에너지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에서 소개된 성공한 기버, 똑똑한 기버의 전략들은 테이커나 매처라도 충분히 시도해볼 수 있다.
<Give and Take>에서 소개된 성공한 기버, 똑똑한 기버의 전략이 궁금하다면?
N년차 북클럽 운영자들이 쉽게 풀어낸 인간관계 해결 '책''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성장하는 시장을 찾아, 그리고 자신을 믿어줘 : 이 회사 계속 다녀도 괜찮을까 - 기타노 유이가 (0) 2021.01.14 [서평] 무엇이 나의 행복을 방해하고 있는가? : 지금 애덤 스미스를 다시 읽는다 - 도메 다쿠오 (0) 2020.12.16 [서평] 존재만으로 고맙고, 내 존재만으로도 고마워할거야 : 미움받을 용기1 -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0) 2020.12.02 [서평] 다시 꾸는 내 집 마련의 꿈 : 어디서 살 것인가 - 유현준 (1) 2020.08.22 [서평] ‘먹고사니즘’ 말고, : 어떻게 살 것인가 – 유시민 (0) 2020.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