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 내가 부유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팩트풀니스 - 한스 로스링서평 2020. 6. 7. 23:07
팩트풀니스는 인간의 극적 본능 10가지를 소개하고, 이러한 본능으로 인한 세상의 오해들을 팩트로 '조지는' 책이다. 책에 등장하는 본능들은 누구나 공감할 만큼 어렵지 않고, 사례들도 매우 위트 있으면서 동시에 깊이 있다. 책 자체도 쉽게 술술 읽힌다. 하지만 결코 쉬운 책은 아니다. 각 본능간의 차이점, 각 본능과 사례 및 퀴즈의 관계, 본능을 억제하기 위한 방법을 한 번에 이해하기는 어렵다. 책을 읽고 나서 여전히 fact는 잘 모르지만, 적어도 조금은 발전한 factful 한 태도를 갖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계속 지식을 업데이트하는 태도, fact에 접근하려는 태도를 가져야겠다.
왜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을 가져야 하는가?10가지 극적 본능을 모두 소개한 후, 11장 사실충실성 실천하기 에서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을 갖게 되었을 때 이점이 등장한다. 첫째, 삶을 항해하는 데 더욱 유용하다. 둘째, 마음이 더 편안하다.
첫째, 삶을 항해하는 데 유용하다는 의미는, 정부가 사회적인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한다거나 사업가나 투자자가 더 이상 4단계 국가가 아니라, 성장하는 1,2,3단계 국가에 주목하는 경우이다. 꼭 정부나 사업가, 투자자가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을 갖게 된다면, 서로 서로 의사소통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평화로울 것이다.
둘째,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이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이유는,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은 사람을 불안하게 하지만, 비록 사실이 나쁘다고 판단되더라도 확실함은 불안을 제거하고 해결책을 찾게 한다.
팩트풀니스를 읽고 변화한 3가지1. 내가 부유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습관적으로 '가난하다'라는 말을 하곤 했다. 내가 진심으로 가난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요즘엔 부자인 사람이 너무 많아서(혹은 그렇게 보여서) 상대적으로 내가 가난하다고 느껴졌다. 어쩌면 flex라는 용어까지 생길 정도로, 요즘엔 부를 과시하는 문화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 의하면 내가 소속된 대한민국은 '교육은 12년 넘게 받고, 비행기를 타고 휴가를 떠난 적도 있고, 한 달에 한 번은 외식을 하고, 차를 살 수 있고, 집에서 온수와 냉수를 모두 쓸 수 있는' 사람들이 사는 4단계가 국가이다. 나에겐 당연한 것인데, 세계 인구 중 이런 식의 생활을 하는 인구는 겨우 10억 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나는 베트남을 제외하고는 4단계가 아닌 국가에 여행을 간 적도 없었다. 베트남에서도 호텔과 리조트에만 머물러서, 그 국가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몰랐다.
국가, 연봉, 가구원 수를 입력하면 얼마나 부자인지 알려준다. 최근 알게된 사이트에서 나는 전 세계 상위 2.3% 안에 드는 부자이며, 전 세계 중간 소득의 15배를 벌고 있다고 한다. 내가 연봉의 10%를 기부하더라도 나는 여전히 세계 상위 2.9%의 부자라고 한다. 내가 부유하다는 사실이 충격적이고 감사하다.
2.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책에 대해서 토론할 때,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가끔 말을 하다가 주저하게 되었다. '앗 이렇게 말하면 OO본능이네'라는 말이 그 뒤에 붙었다. 가령 '중국인들은 지저분해!'는 일반화 본능이다. 말을 하기 전에, 어디서 들었는데, 이렇게 느꼈는데, 과연 이게 팩트일까? 한 번 더 고민해보게 되었다.
3. 통계 자료를 찾아보게 되었다.
2번에서 언급한 '이게 과연 팩트일까?'의 고민은 통계 자료를 찾아보게 되었다. 가짜 뉴스도 많고, 말이라는 것은 사람들마다 모두 다르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데이터를 확인해보기로 했다. 가령 '고용시장에서 성 차별'이 궁금했다. '난 여자라서 취업에서 불리해', '결혼하면 회사에서 잘릴 수도 있어' 같은 말들이 사실인지 살펴보고, 좀 더 사실에 근거해서 말하고 싶었다.2019년 7월 통계청과 여성가족부에서 발표한 '2019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이라는 자료에서, 고용률, 관리자 비율, 임금, 국회 및 지방의회 진출 비율은 (역시) 여성이 남성보다 낮은 수치였다. 하지만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는 나의 부정본능과는 달리, 거의 모든 면에서 관련 지표는 나아지고 있었다.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남녀 고용률 차이는 꾸준히 감소했고, 여성 관리자 비율, 남성 임금 대비 여성 임금 비율, 국회 및 지방의회 여성 진출 비율은 꾸준히 증가했다. '느린 변화도 변화다'라는 운명 본능의 사실충실성이 떠올랐다.
'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존재만으로 고맙고, 내 존재만으로도 고마워할거야 : 미움받을 용기1 -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0) 2020.12.02 [서평] 다시 꾸는 내 집 마련의 꿈 : 어디서 살 것인가 - 유현준 (1) 2020.08.22 [서평] ‘먹고사니즘’ 말고, : 어떻게 살 것인가 – 유시민 (0) 2020.07.22 [서평]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결정이다 : 러브 팩추얼리 - 로라 무차 (0) 2020.03.15 [서평] 이갈리아의 딸들 - 게르드 브란튼베르그 (0) 2020.02.26